이든이가 남편이 변산 가있는 동안 많이 아팠다. 아빠가 떠나고 다음날 아침부터 컨디션이 안좋더니 계속 열이 났다. 해열제를 여섯시간마다 먹였지만 열만 내리고 종일 칭얼댔다. 난 감기기운이 있는데다가 어금니가 나오려니 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밤에도 제대로 자질 못하고 뒤척이길 여러번, 다음날 아침이 밝았는데 잠에서 깬 이든이가 힘든 울음을 멈출 줄 몰랐다. 아무리 달래고 어르고 젖을 물려봐도 날 밀쳐내면서 계속 우는 것이다. 그 울음소리가 평소와는 다른 아주 괴로워하는 울음이었다.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하필 이 날은 현충일이어서 아침 일찍 아버님과 함께 종합병원 응급실로 달렸다. 도착하니 아침 8시. 난 겨우 잠옷만 갈아입은 상태로, 아버님은 아침식사도 못하시고 병원에 도착했다. 아직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병원은 한산했다. 밤을 샌듯 피곤에 지친 내 나이 또래의 의사가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이든이의 상태를 설명해주었다. 온신경을 집중했지만 들린건 바이러스에 의한 후두염이란 말뿐. 엑스레이를 찍고 링거를 맞았다. 힘없는 의사와는 달리 간호사는 쾌활했다. 핏줄이 워낙 가는 아기인지라 링거를 꽂는데 두번 실패하고 결국 발등에 맞을수밖에 없었다. 간호사가 가습기와 치료기를 가져다 주었다. 수증기가 나오는 걸 보더니 신기했는지 울음을 멈추고 한동안 시무룩하게 수증기를 맡았다.
소변검사와 피검사도 필요하다길래 기저귀 안에 비닐봉지를 채웠다. 이든이는 검사하면서 운게 힘들었던지 곧 잠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픈 아이들이 자꾸 들어오는 통에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두시간후 엑스레이 결과가 나왔다. 의사샘 말씀대로 목이 많이 부어있단다. 이제 소변검사만 하면되는데 잠이 든 이든이는 병원 도착한 후 세시간이 지나도록 소변을 안본다. 슬슬 나도 힘들어지고 왔다갔다 담배만 피고 계신 아버님이 시장하신 것 같아 걱정이 됐다. 응급실엔 점점 환자가 많아져서 빨리 침대를 빼줘야할 것 같은 조바심도 났다. 드디어 이든이가 깼다. 열이 나는 것 같아서 해열제를 먹이고 조금 있으니 기다리던 소변대방출.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목을 직접 치료하는 약은 없다면서 물약과 가루약을 챙겨주었다. 오전을 병원에서 이렇게 보내고 집에오니 한시반이었다. 약을 먹였는데도 이든이는 여전히 칭얼대고 아무것도 입에 대질않았다. 계속 젖을 찾길래 물려봤지만 울면서 빨기를 거부하기도하고..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아파도 젖은 잘 먹었었는데..
이틀 동안 약을 먹였는데도 계속 칭얼대고 아무것도 못먹는 이든이. 아무래도 안되겠길래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아갔다. 그때서야 이든이가 수족구 걸린 것을 알았다. 의사샘이 카메라로 입안을 보여주시는데 입안 여기저기가 허옇게 헐어 있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거기에 감기가 겹치고 어금니까지 나오느라 삼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수족구를 직접 치료하는 건 없다면서 진통제와 감기약을 받아왔다. 그렇게 고생고생하면서 월요일부터 목요일 아침까지 이든이는 한끼도 먹지 못했다. 먹는거라곤 젖과 요구르트, 포카리스웨트가 전부였다. 목요일 아침, 너무 배가 고팠는지 어머님이 사다놓으신 꽈배기 도너츠 하나를 전부 먹었다. 그러고 나서도 밥은 잘 안먹고 주말이 되어서야 조금씩 밥을 먹기 시작했다.
휴 =)) 이번엔 나도 감기 몸살에 걸려서 아주 된통 고생을 했다. 신기한건 이렇게 아프고 나니 이든이 키가 쑥 컸다는 것. 한동안 못 먹어서 홀쭉해졌었는데 이제 다시 살이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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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든이 불쌍해..저 작은 발에 주사를 ㅠㅠ
이제는 나아서 살이 오르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ㅠㅠ
에고....조그마한 아가 몸에 주사 꽂을때 정말 맘 찢어져.,..ㅠ.ㅠ
나도 지후 응급실 갔을때..주사 꽂는거 실패 한 간호사 불꽃 싸다구 날리고 싶었어...애가 넘 자지러지게 울어서...
이든이 고생 많았네....애들은 아프고 나면 꼭 재주가 하나씩 늘던데...이든이는 또 얼만큼 성장했으려나~~
언능 미라이모랑 같이 보자~~넘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