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석이 하루에 한끼만 먹는 것은 '먹고 남은 양식'을 나누자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먹는 밥'을 사랑으로 나누어 먹자는 것이다. 그것은 밥만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몸을 나누고 목숨을 나누는 것이다.
다석은 밥 먹음이 예배라고 하였다. 밥 먹을 때 불교에서 드리는 기도인 오관게, 몸은 하느님의 성전이라는 바울의 생각, 예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성찬을 미사(예배)로 여기는 가톨릭의 예배를 연관시키면서 밥 먹음을 예배로 보는 자신의 사상을 전개했다.
불교의 오관게는 밥 먹을 자격이나 공로가 없이 먹는다는 것을 말하고, 살려는 욕심으로 먹지 말고, 정신을 깨우는 약으로 먹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다. 다석은 밥을 '정신이 깨어나는 약'으로 먹어야 한다는 오관게의 가르침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밥은 정신을 깨우는 약으로 먹는다. 그래야 이롭다. 그러나 욕심으로 먹으면 독을 먹는 것이나 마친가지다."
공로나 자격이 부족한데도 먹는다는 오관게의 생각을 다석은 대자연의 공로와 하느님의 은혜로 먹는다는 생각으로 확장한다. ".....하느님의 은혜로 수많은 사람의 덕으로 대자연의 공로로 주어져서 먹는 것이다. ..... 돈은 밥의 가치의 몇 억분의 일도 안 된다...... 사람들이 수고한 대가의 일부를 지불하는 것 뿐이다.... (밥은) 순수하며 거저 받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날마다 먹는 밥은 다른 생명체가 제 생명을 '나'에게 바친 것이다. '나'를 살리기 위해 드려진 희생 제물이다. 그러나 밥은 '나'에게 머물지 않고 '나'를 넘어서 '나' 속에 계신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며, '내'가 먹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먹는 것이다. 따라서 "밥 먹는다는 것은 예배다......내가 먹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제물을 도적질하는 것이다."
다석에 따르면 인생의 목적은 예수처럼 하느님과 이웃에게 밥과 제물이 되는 것이다. "우리도 성숙하여 밥이 될 수 있도록 태초부터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러나 인생은 짐승처럼 자기의 육체를 바치는 밥이 아니라, 말씀을 바치는 밥이다. "인생은 밥을 먹고 육체를 기르고 이 육체 속에는 다시 성령의 말씀이 영글어 정신적인 밥 말씀을 내 놓을 수 있는 존재다.... 목숨은 껍데기요 말씀이 속알이다."
오관게(五觀偈)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내 덕행으로 받기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計功多少量彼來處
忖己德行全缺應供
防心離過貪等爲宗
正思良藥爲療形枯
爲成道業應受此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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